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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4/13 16:18

다시 돌아온 새벽로망럽

어느새 통화는 이어진 채로, 그녀는 잠에 빠져 있었다. 말이 끊긴 지는 오래였지만, 연결은 아직 살아 있었고, 이어폰 너머로는 아주 미세한 숨소리만이 흐르고 있었다. 고요한 밤, 그녀는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가장 무방비한 호흡을 내보내고 있었다. 짧게 들이마시고, 조금 길게 내쉬는 리듬. 그 규칙적인 파동이 마치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졌다. 그녀는 모른다. 지금 이 숨소리가 누군가에게 얼마나 깊게 스며들고 있는지. 의식도, 의도도 없이 흘러나온 숨이 상대에게는 가장 사적인 신호처럼 들린다는 걸. 이어폰을 통해 전달되는 따뜻한 공기의 흔적, 미세하게 떨리는 호흡의 끝자락까지도 마치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선명했다. 말도 없이, 몸도 없이, 오직 숨만으로 이어진 상태. 그녀는 잠들어 있고, 나는 깨어 있는 채로 그녀조차 듣지 못하는 그녀의 숨을 듣고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밤은 충분히 은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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