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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장갑

26/03/05 15:16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계절애 쉽게 사랑에 빠진대요

요며칠 날씨가 이리저리 마음대로 가는 것 같네요. 소란스러운 계절의 입구 앞에 서 있는 기분입니다. 비가 와서 날은 조금 춥고, 하늘도 우중충하겠지만 고인 물웅덩이 위에는 분명 맑은 하늘과 초록이 조용히 내려와 앉아 있을 것 같아요. 소란이 지나간 자리에는 결국 무언가 하나쯤 피어나기 마련이니까요. 어제 점심시간에 잠깐 산책을 하고 왔습니다. 요즘 들어 도통 걸을 시간이 없었던 터라 부랴부랴 나간 감이 없지 않았어요. 그래도 잠깐 바깥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니 생각이 조금 느슨해지고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변화일 수 있겠지만 제게는 꽤 크게 느껴졌던 순간이 하나 있었어요. 어느새 나무 가지마다 꽃봉오리들이 송송 맺혀 있더라고요. 걸음을 멈추고 저 봉오리는 언제쯤 꽃을 틔울까 한참 바라보다가 다시 길을 걸었습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겨울 내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이던 가지가 사실은 안에서 계속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겉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어딘가에서는 이미 봄이 시작되고 있었던 거겠죠. 때마침 햇빛도 따뜻해서 벤치에 앉아 그냥 낮잠이나 자버릴까 하는 발칙한 생각도 잠깐 해봤습니다. 크크.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니 몸도 마음도 계절을 따라 느슨해지고 있나봐요! 여러분들의 3월도, 변덕스러웠던 어제도 결국은 밝은 연둣빛을 틔우기 위한 필연적인 소음이었기를 바라요. 어수선해도 괜찮고, 느려도 괜찮은 계절이니까요. 고생많으셨어요. 좋은 꿈들만 가득하게 주무시길 이만 총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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