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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2/1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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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길 위에서 떼는 첫걸음 나는 성향 테스트지를 보고는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동안 내가 알던 사랑은 다정하게 손을 잡고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이 전부였는데, 세상에는 내가 짐작조차 못한 '다른 방식의 사랑'이 실재한다는 사실이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가학적으로 보일지 모를 그 모습들이, 그들에게는 서로의 영혼을 가장 깊숙이 만지는 도구라는 게 참 묘하게 느껴졌다. 사실 나는 이 세계에 이제 막 발을 들이려는 초보자다. 소위 말하는 '아다'이고, 실전 경험이라곤 전혀 없는 백지상태다. 그래서일까, SM 속 화려한 용어들을 마주할 때마다 설렘보다는 덜컥 겁이 먼저 났다. '내가 정말 저런 감정을 감당할 수 있을까?', '나를 온전히 맡기는 게 가능할까?'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제야 조금씩 배운 'SM'의 용어들도 아직은 입안에서 겉도는 느낌이다. 지배와 복종, 가학과 피가학 같은 단어들이 무겁게 느껴지지만, 그 핵심은 결국 '신뢰'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내가 아무리 경험 없는 입문자라도, 상대방이 나를 도구가 아닌 인간으로 존중해 줄 때만 그 특별한 유대감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말이다. 특히 관계할 때 주의해야 할 상황들을 읽으면서는 스스로 몇 번이나 다짐했다.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상대의 페이스에 무작정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아무리 분위기가 달아올라도 내 몸과 마음이 비명을 지른다면, 약속된 세이프 워드를 내뱉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첫 단추를 잘 꿰고 싶은 만큼, 나를 보호하는 법부터 익히는 게 이 길을 걷는 사람의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방식이 남들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내가 틀린 건 아닐 것이다. 다만 나는 조금 더 날카롭고, 조금 더 치열한 온도를 원하는 사람일 뿐이다. 비록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문 앞에 서 있지만,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이 서툰 떨림이 언젠가는 나만의 단단한 사랑으로 결실을 맺길 바랄 뿐이다. 낯설지만 외면할 수 없는 이 길 위에서, 나는 이제 겨우 첫걸음을 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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