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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19 15:33
오늘을 닫는 시 한편
<바다를 걷는 하루> 해를 집어삼킨 밀물이 해안가를 검게 뒤덮은 간절곶의 어젯밤 물은 짭쪼름한 핏빛으로 물들어 아기자기하게 찍힌 발자국을 해변에서 전부 지워버렸다 남은 것은 축 늘어진 미역 줄기와 고요한 바다를 홀로 채우는 기러기의 신음소리뿐 언제 그랬냐는 듯 오늘의 바다는 금새 잦아들어 철썩 쏴아아 철썩 듣는 이 없는 소리를 천천히 울려댄다 죽음이 쓸고 지나간 검푸른 해안선을 오늘 난 저벅 저벅 걸으며 바로 어제 쓸려나가 잊혀진 발자국을 하나씩 다시 찍으려 한다 쓰나미가 덮친 다음 날 잔잔한 바닷바람 속 스러져간 시간을 함께 울며 삶이 텅 비어버린 다음 날 채워낼 오늘을 기억하여 다시 선 인생길 위에 막도장을 찍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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