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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19 12:12
고양이
해가 완전히 떠오르기 전, 그 고양이의 하루는 언제나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시작된다. 고양이는 눈을 뜨자마자 옆에 누워 있는 주인을 바라본다. 아직 잠에 잠긴 얼굴. 자기보다 늦게 일어나는 것이 늘 못마땅하지만, 오늘 아침 공기는 유난히 차갑다. 결국 고양이는 투덜대듯 몸을 말아 주인의 품으로 파고든다. 익숙한 체온이 천천히 스며들자, 마음도 함께 느슨해진다. 얼굴을 부비고 숨결을 섞다 보니 어제의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상냥하다고만 믿었던 사람이, 때로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다가오던 순간들. 그 온기와 숨 막히는 거리감이 뒤섞여 떠오르자, 이유 없이 얼굴이 뜨거워진다. 처음에는 분명 자신이 흐름을 쥐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 손길에 휘말려 버린 자신을 떠올리며 고양이는 괜히 심술이 난다. 그래서일까. 고양이는 조용히 몸을 옮겨 주인의 위로 올라간다. 서로의 체온이 더 가까워진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주인은 아직 어제의 온기를 품고 있는 듯 따뜻하다. 그 온기가 고양이의 가슴과 다리를 타고 전해지자, 마음 한구석이 이상하게 편안해진다. 문득, 자신의 흔적에 비해 주인은 아직 깨끗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실이 장난처럼 느껴져 고양이는 옅은 미소를 짓는다. 아주 천천히, 주인이 깨지 않도록 숨결만 남기듯 고개를 숙인다. 감사 인사처럼, 인사치레 같은 접촉을 남긴 뒤 다시 거리를 좁힌다. 목, 가슴, 배로 이어지는 그 길 위에 말 없는 표식들이 하나둘 쌓인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너는 내 쪽’이라는 신호들이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려는 순간, 갑작스레 고양이를 붙잡는 손이 있다. 이미 깨어 있었던 듯한, 장난기 어린 기척. “우리 고양이, 아침부터 또 혼자만 못된 생각 하고 있었네.” 그 말에 고양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저 꼬리를 살짝 흔들며, 여전히 사랑받고 싶은 존재인 척,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주인의 품에 다시 몸을 맡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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