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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11 03:56
도서관 한편에서
매일 똑같은 시간, 똑같은 자리에 앉은 소녀가 있었다. 사각사각— 그 아이는 늘 작은 손으로 연필을 꽉 쥔 채 끄적이곤 했는데, 처음에는 공부 중인 줄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꽃 그림이었다. "얘, 너는 공부는 안 해?" "이게 공부야." 피, 그게 무슨 공부람. 소년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서 소녀를 지켜봤다. 하루하루, 종이 속 풍경은 달라졌다. 꽃, 꽃과 나무, 하늘, 그리고 그것은 결국 정원이 됐다. "정원을 공부하는 거야? 정원사 되게?" "비슷해." 소녀는 처음보단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대답했고, 소년은 작은 설렘을 느꼈다. 제 관심이 소녀에게 영향을 끼친 것 같아서. 그렇게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의 만남이 반복되며 계절이 하나 지나갔다. "오늘은 그림이 평면적이네." "응. 이렇게 하면 진짜 정원을 만들 수 있대." 소년이 열심히 알아보니, 그건 일종의 설계도였다. 정원 설계도. "정원을 직접 만드는 게 꿈이야?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소년은 익숙하지 않은, 어른들에게 배운 말을 써가며 소녀에게 물었고. "…맞아. 시공까진 모르겠는데, 디자인은 하고 싶어." 소녀가 마침내 고개를 들더니 그와 눈을 맞추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제야 소년은 자신이 이 순간을 위해 매일 그녀를 찾아왔음을 깨달았다. 그녀의 맑은 눈이 소년을 한가득 담고 있었고, 소년은 자기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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